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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을 포기하자 발주처가 내 도면을 다른 하청업체에 넘겼다면 영업비밀 침해인가요?
글쓴이 허진영 변호사 · 법무법인 윤성2026.10.11 갱신
발주처가 납품 의무를 이행하려고 다른 하청업체에 비밀유지의무를 지우고 도면을 쓰게 했다면 영업비밀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2021다289399 판결은 이를 발주처의 자기 사용과 같다고 보고 부정한 목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계약서에 도면 사용처를 제한한 조항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발주처가 도면을 다른 업체에 넘긴 사실을 알았다면, 그 업체와 비밀유지계약을 맺었는지와 도면이 어디까지 퍼졌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침해 여부는 비밀성이 무너질 위험이 있었는지에서 크게 갈립니다.
제작을 포기했다고 해서 함께 만든 도면에 대한 권리까지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상담이 많습니다
E사는 반도체 장비용 이송장치를 만드는 업체입니다. 2023년 장비업체 F사로부터 최종 고객사 납품용 이송장치 60대 중 1차분 20대 제작을 수주했고, 고객사가 준 기본 도면을 바탕으로 F사의 구조 해석 의견을 반영해 3D·2D 제작 도면을 새로 그렸습니다. 계약서에는 「서로의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는다」는 조항만 있었습니다. 1차분 제작 중 추가 비용 정산이 결렬되자 E사는 나머지 제작을 포기했고, F사는 비밀유지계약을 맺은 다른 협력업체들에 E사가 그린 도면을 주어 나머지 40대를 만들게 했습니다.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날짜와 금액을 바꿔 재구성한 예시입니다.)
발주처가 공동 작성 도면을 다른 하청업체에 넘기면 침해인가요?
발주처가 자기 납품 의무를 이행하려고 다른 업체에 비밀유지의무를 지우고 도면을 쓰게 했다면 영업비밀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다289399 판결은 이를 발주처가 스스로 기술을 사용한 것과 같다고 보고,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하청업체에 손해를 입힐 목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판단의 중심은 하청업체의 경쟁력이 손상될 위험이었습니다. 발주처가 새 협력업체와 맺은 비밀유지계약에는 위반 시 받은 대금 전부를 위약벌로 한다는 조항까지 있었고, 대법원은 이런 사정에 비추어 영업비밀성이 사라질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발주처도 그 도면의 영업비밀 보유자인가요?
기술이 공동으로 귀속되더라도 발주처가 그 정보를 스스로 비밀로 관리하지 않았다면 발주처의 영업비밀로 볼 수 없습니다. 2021다289399 판결은 다른 업체와 비밀유지계약을 맺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발주처가 비밀을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동 귀속만으로 발주처를 공동 보유자로 본 원심 이유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발주처가 보유자가 아니어도 계약에서 「상대방 기술자료를 누설하지 않는다」고 약정했다면 하청업체의 영업비밀을 비밀로 유지할 의무는 집니다. 그래서 결국 부정한 목적이 있었는지로 결론이 납니다. 사용 방법이나 사용처를 제한하는 약정이 없었으므로 발주처가 하청업체 동의를 받아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고객사가 준 기본 도면 부분도 내 기술인가요?
아닙니다. 고객사에게서 받은 도면은 그 고객사 납품을 위한 범위에서 쓸 권한만 있을 뿐 하청업체의 기술정보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도 하청업체가 고객사 도면을 반환·폐기한다는 확약서를 쓴 점이 고려되었고, 하청업체 영업비밀로 인정된 것은 고객사 도면과 비교해 변경·추가된 부분뿐이었습니다.
| 도면 부분 | 귀속 | 하청업체 영업비밀 |
|---|---|---|
| 고객사 기본 도면과 같은 부분 | 고객사 | 아님 |
| 변경·추가한 부분 | 하청업체·발주처 공동 | 해당 |
| 발주처 쪽 | 비밀관리 없음 | 보유자 아님 |
출처 -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다289399 판결
판결은 2019. 1. 8. 개정 전 법률을 적용해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정보를 영업비밀로 보았습니다. 2026. 10. 11. 기준 현행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비밀로 관리된」 정보로 요건을 바꾸었고, 침해행위를 정한 제2조 제3호 라목 문언은 그대로입니다.
도면 사용을 막으려면 계약서에 무엇을 넣어야 하나요?
공동 작성 도면의 귀속 비율, 사용처를 해당 프로젝트로 한정하는 조항, 제3자 제작 위탁 시 사전 서면 동의, 계약 종료 뒤 도면 반환·폐기를 넣어야 합니다. 이런 사용 제한 약정이 있으면 발주처가 이를 어기고 다른 업체에 도면을 넘길 때 침해의 목적을 따지기 전에 계약 위반 책임부터 물을 수 있습니다. 침해가 인정되면 사용 금지와 폐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청 도면 영업비밀 대응 순서
- 도면 구분 - 고객사 기본 도면과 직접 변경·추가한 부분을 나눕니다. 영업비밀로 주장할 수 있는 범위가 여기서 정해집니다.
- 비밀관리 자료 확보 - 다운로드 이력, 접근 통제, 임직원 보안서약서를 모읍니다. 하청업체가 보유자로 인정받는 근거입니다.
- 계약 조항 확인 - 비밀유지 조항과 사용처 제한 조항이 있는지 봅니다. 제한 조항이 없으면 발주처의 자기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 유출 범위 조사 - 도면을 받은 업체 수, 비밀유지계약 여부, 경쟁 제품 출시 여부를 확인합니다. 경쟁력 손상 위험이 드러나면 부정한 목적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 정산 분쟁 분리 - 제작 포기 경위와 추가 비용 정산을 따로 정리합니다. 대금 청구는 하도급 분쟁으로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 기준이고, 하도급계약서에 기술자료 제공 요구 서면이나 귀속 약정이 있거나 하도급법상 기술유용 문제가 함께 걸려 있으면 계약 서류를 보고 따로 따져야 합니다. 법무법인 윤성은 하도급 거래의 기술자료·영업비밀 분쟁과 대금 정산 소송을 수행합니다.
실무상 착안점
하청업체는 「내가 그린 도면이니 내 허락 없이는 못 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발주처의 구조 해석이나 사양 제공이 들어간 도면은 공동 귀속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사용 제한 약정이 없으면 발주처가 자기 납품을 위해 쓰는 것까지 막기는 어렵습니다. 제작을 포기하는 순간 이 쟁점이 바로 현실이 됩니다.
그래서 제작을 그만두기 전의 기록이 중요해집니다. 제작 포기 통지를 보낸 날, 도면을 넘긴 범위, 도면 파일의 접근 기록, 추가 비용 정산 요구를 주고받은 메일을 날짜별로 남겨야 합니다. 발주처가 새 협력업체와 비밀유지계약을 맺었는지는 상대방 자료라서 소송에서 문서제출명령으로 받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이 기록은 침해 소송에서 부정한 목적과 경쟁력 손상 위험을 다투는 재료가 되고, 침해가 어렵다면 대금 정산 소송으로 방향을 바꾸는 근거가 됩니다. 처음부터 두 갈래를 나눠 준비하면 한쪽이 막혀도 다른 쪽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허진영 변호사 · 회사·사업
관련 수행 이력
법무법인 윤성은 하도급 거래에서 생긴 기술자료·영업비밀 분쟁을 수행해 왔으며, 도면 가운데 고유 기술 부분과 비밀관리 자료를 먼저 가려낸 뒤 침해 청구와 대금 정산 청구를 나눠 준비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 경업금지·비밀유지 약정 자문
-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대응
- 가압류·가처분 신청
- 업무상배임 고소 대리
이 상황에서 자주 묻는 것
법무법인 윤성 × Lex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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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다289399 판결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제3호 라목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2026.10.11 기준으로 조문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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