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범죄
자폐 장애가 있는 가족이 지하철 추행으로 기소됐는데 고의를 다툴 수 있나요?
글쓴이 허진영 변호사 · 법무법인 윤성2026.10.11 갱신
네, 다툴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자폐성 장애인의 행동을 비장애인 관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추행의 고의로 추단해서는 안 되고 전문가 진단 등으로 장애 정도를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며 유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지금은 장애 진단서와 그동안의 심리평가보고서부터 모아 두십시오.
장애가 있는 가족이 추행으로 조사를 받게 되면, 첫 조사 전에 장애 진단서와 그동안의 심리평가보고서·소견서를 모으고 신뢰관계인 동석을 요청하십시오. 조서에 남는 짧은 답변이 지적능력 판단 자료로 잘못 쓰일 수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숨기거나, 반대로 장애만 증명하면 바로 무죄가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쟁점은 그 행동을 할 때 추행이라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는지입니다.
이런 상담이 많습니다
어릴 때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은 중증장애인 A씨는 수영강사로 일하며 혼자 지하철로 출퇴근했습니다. 2024년 여름 밤 A씨는 지하철에서 앞자리 승객이 내려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옆으로 당겨 앉았고, 그 과정에서 옆자리 여성 승객과 팔 윗부분이 맞닿은 채 팔을 위아래로 움직였습니다. 피해 승객과 맞은편 목격자는 A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일부러 따라와 팔을 비볐다며 신고했습니다. A씨 가족은 오랫동안 다닌 정신건강의학과의 소견서를 냈지만 1심과 항소심은 그것만으로 고의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날짜와 금액을 바꿔 재구성한 예시입니다.)
자폐성 장애인의 행동도 추행의 고의를 같은 기준으로 보나요?
고의를 따지는 기준은 같지만, 비장애인 관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의를 추단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은 전문가 진단 등으로 장애 정도와 행동양식을 구체적으로 심리한 뒤 판단하라며 유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 1
객관적 추행 여부
일반인 기준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인지
- 2
장애 정도 심리
전문가 진단·감정으로 지적·판단능력과 행동양식 확인
- 3
행동 특성 대조
강박행동·상동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지
- 4
합리적 의심 판단
의심이 남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
공중 밀집 장소 추행죄는 대중교통수단 등에서 사람을 추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추행은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말합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2026. 10. 11. 기준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법정형도 같습니다.
추행의 고의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추행을 인식하고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입니다. 피고인이 부인하면 나이·지능·판단능력, 행위 경위, 평소 행동양태 같은 간접사실로 증명해야 하고, 고의를 의심하게 하는 사실과 어긋나는 의문점도 해소되어야 합니다.
자리를 옮겨 앉고 팔을 움직인 행동은 어떻게 평가됐나요?
대법원은 두 행동 모두 자폐성 장애의 특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빈자리를 채워 앉는 강박행동과 의미 없이 몸을 반복해 움직이는 상동행동이 그것이고, 검사는 이를 배척할 전문가 진단 등 객관적 증거를 내지 않았습니다.
- 자리 이동 - 목격자 진술상 두 칸 떨어져 앉았다가 사이 승객이 내리자 당겨 앉았고, 피해자가 옮기자 다시 당겨 앉았습니다. 피고인이 줄곧 주장한 「빈자리 채워 앉기」와 맞아떨어진다고 했습니다.
- 팔 접촉 - 상동행동은 사람마다 형태가 매우 다양하므로, 비장애인이 아는 전형적 모습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동행동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 다른 정황 - 소매를 미리 걷고 있었고 피해자 쪽으로 기대지 않았으며 다른 언행이 없었고, 오랫동안 수영강사로 일하며 성적 문제에 연루된 적도 없었습니다.
피고인이 장애를 증명하지 못하면 유죄인가요?
아닙니다. 공소사실의 증명책임은 끝까지 검사에게 있으므로, 피고인이 낸 증거만으로 고의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할 수는 없습니다. 이 판결은 원심의 그런 판단이 무죄추정 원칙과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거짓이 없어 보여도, 그 안에 상대가 비장애인이라는 전제에서 내린 주관적 평가가 섞여 있다면 그것만으로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할 수 있습니다.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더라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또 부인하는 취지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만 떼어 내어 지적능력이나 판단능력을 추단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장애인 추행 사건 고의 다툼 대응 순서
- 장애 자료 확보 - 진단서, 장애인 등록 자료, 오랜 기간의 심리평가보고서와 소견서를 모읍니다. 객관적 자료가 고의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 조사 동석 요청 - 수사기관 조사에 신뢰관계인이나 변호인 동석을 요청합니다. 조서 일부가 불리하게 쓰이는 것을 줄입니다.
- 행동 특성 설명 - 강박행동이나 상동행동이 평소 어떻게 나타나는지 가족·교사·치료자 진술로 정리합니다. 사건 당시 행동과 대조하는 자료입니다.
- 목격 진술 대조 - 피해자와 목격자 진술의 이동 경로, 접촉 방식을 비교합니다. 서로 다른 부분이 합리적 의심의 근거가 됩니다.
- 전문 감정 신청 - 법원에 정신감정이나 전문가 증인을 신청합니다. 장애 정도와 인식 능력을 법정에서 직접 심리하게 합니다.
고의가 인정되는 경우 심신미약은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사유로 따로 다투게 됩니다. 이 판결은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으므로 이 사건 피고인의 최종 결론은 환송 후 다시 정해집니다. 여기까지는 일반 기준이고, 접촉 부위나 행동이 달라 장애 특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면 영상과 진술을 보고 따로 따져야 합니다. 법무법인 윤성은 성범죄 사건의 수사 대응과 공판 변론을 수행합니다.
실무상 착안점
장애가 있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거나, 반대로 장애를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가족이 많습니다. 실제 쟁점은 그 순간 추행이라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는지이고, 대법원은 이를 비장애인의 눈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장애는 처벌 감경 사유이기 전에 고의 판단의 자료입니다.
그래서 첫 조사 전에 무엇을 준비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진단 시기부터 이어진 심리평가보고서, 같은 병원에서 오래 작성된 소견서, 평소 강박행동이나 상동행동을 보여 주는 가족과 교사의 진술이 있어야 사건 당시 행동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조사에서는 신뢰관계인 동석을 요청해 짧은 답변이 지적능력 판단 근거로 쓰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공판에서 이 자료는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원칙과 함께 쓰입니다. 피고인이 낸 증거가 고의 부존재를 완전히 증명하지 못해도 합리적 의심이 남으면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검사가 장애 정도에 관한 전문가 진단을 내지 않았다면 그 공백 자체가 다툼의 근거가 됩니다.
— 허진영 변호사 · 형사·고소
관련 수행 이력
법무법인 윤성은 성범죄 사건의 수사 대응과 공판 변론을 수행해 왔으며, 피고인의 장애·발달 특성에 관한 객관적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목격 진술과 대조해 추행의 고의를 다투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 형사 공판 변론
- 압수수색 처분에 대한 준항고
- 사기 형사 방어 및 사기 고소 대리
- 가사·상속 사건
이 상황에서 자주 묻는 것
법무법인 윤성 × Lex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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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제2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
-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 헌법 제27조 제4항
- 형법 제10조 제2항
2026.10.11 기준으로 조문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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